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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미국 시각으로 19일 교육 관련 이벤트를 열고 두 가지 신제품을 발표했죠. 하나는 아이폰 / 아이패드를 위한 이북 앱 '아이북스'의 업그레이드 버전 - '아이북스(iBooks) 2'이고, 또 하나는 이북을 직접 만드는(!) 맥용 앱 '아이북스 저자(iBooks Author)'였습니다.

'아이북스 2'는 여러 가지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멀티미디어인데... 예를 들어, 세포 구조라든가 근육 구조 같은 것들 공부해 보면, 책이 아무리 입체감을 살려 그린다 해도 그 구조가 정확히 파악이 안 됩니다. 그렇다고 실물을 직접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니 (근육 구조야 해부를 통해 어떻게 본다고 해도, 해부학 실습 시간 외에는 볼 수 없으니 그 시간이 매우 한정되어 있는 셈이죠) 공부하기가 상당히 곤란했는데... 아이패드는 그걸 그냥 3D로 보여주는 겁니다. 훨씬 간편하죠.


맥용 앱으로 선보인 '아이북스 작가(iBooks Author)'는 이런 교과서를 누구나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기존의 출판용 프로그램들 - 쿼크는 그렇다치고 인디자인도 보통 사람이 만지기에는 대단히 어려웠던 것에 비해, 초심자도 손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냥 워드프로세서랑 비슷해요. 그냥 워드프로세서 만지는 것처럼 뚝딱 누구나 이북을 만들 수 있는 툴입니다. 여기에 동영상을 넣고 싶으면 넣고, 3D 이미지를 넣고 싶으면 넣고...  그리고 다 만든 후엔 애플이 제공하는 온라인 장터인 '아이북스 스토어'를 통해 또 간편하게 판매를 할 수 있습니다.

이상 두 가지가 애플이 발표한 신제품인데, 사실 여기까지만 보면 별 게 아닌 것처럼 보이죠. 사실 잡지 앱에서도 늘 보던 거잖아요? 3D 이미지나 동영상을 함께 볼 수 있는 잡지 앱. 아이패드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기술적으로 그리 대단할 것도 없죠. 아이북스 작가 앱이 이북을 쉽게 만들 수 있게 해준다지만, 맥 전용인 탓에 얼마나 파괴력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그 협력자들입니다. 피어슨(Pearson), 맥그로 힐(McGraw HIll), 호튼 미플린 하코트(Houghton Mifflin Harcourt). 아이북스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만인의 기대를 받아왔던 그 회사들입니다. 괜히 위에서 근육, 세포 '공부' 얘기를 예로 든 게 아니에요.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최대의 '교과서' 출판사들이 바로 애플의 새 파트너가 되어 고교 교과서를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게다가 교과서 권당 가격은 15달러 이하. 학교 교과서만 있는 게 아닙니다. 돌링 킨더슬리(Dorling Kindersley, DK Publishing)가 여기에 또 협력합니다.

태블릿이 나왔을 때부터 사람들은 이것이 교과서로 활용될 가능성에 대해 얘기해왔죠. 사실 기술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었어요. 물론 필기가 다소 어렵다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이건 사실 우회책이 얼마든지 있는 것이고... 그러나 그동안 누구도 태블릿을 교과서로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컨텐츠가 없기 때문이었죠. 애플은 태블릿을 교과서로 만드는 데 있어 누가 가장 중요한지를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교과서를 만들어온 사람들이죠. 애플은 그들의 교과서가 오래된 방식으로 만들어진, 기술적으로 특별할 게 없는 '종이책'임을 지적하면서도, 그들이야말로 방대하고 충실한 컨텐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직시합니다. 그리고 그들과 합력해, 그 방대한 컨텐츠를 아이패드 안에 끌어들일 계획을 세운 거죠.

늘 고사양의 기기를 만들어내고, 완성도 높은 하드웨어를 뽑아내는 '하드웨어' 회사이면서도, 애플은 컨텐츠의 중요성을 그 어떤 회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개중에는 아이튠스 뮤직 스토어나 앱 스토어 같은 대박도 있고, 아이북스 스토어나 드라마 판매 등 어딘가 그에 비하면 좀 부족해 보이는 부분도 있죠. 어쨌거나, 그들은 기계만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주 많은 사람들은, 이것이 애플의 강점이라는 것을 늘 강조해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