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맥(iMac)의 가격 경쟁력
칼럼 | 2006/10/09 17:14
애플은 지난 2005년 WWDC에서 Power PC 칩을 버리고 인텔의 새로운 CPU "코어(Core)"를 채택할 것을 선언하였다. 이에 따라 호사가들의 입방아도 잦아졌는데, 맥이 Power PC라는 독특한 CPU를 포기하고 PC가 사용하는 범용 CPU를 채택함에 따라 동시대의 PC와 대등한 관계에서 비교당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비교하게 되는 것은 역시 가격이다. 64비트 지원, 65nm 공정의 차세대 CPU "코어 2 듀오"를 채택한 아이맥, 그 가격 경쟁력은 어떨까?
| 종류 | iMac 17inch-1 | iMac 17inch-2 | iMac 20inch | iMac 24inch |
| 이 맥의 가격 | 109만원 | 132만원 | 166만원 | 219만원 |
| 클론 PC*의 가격 | 110만원 | 129만원 | 149만원 | 176만원 |
| (소프트웨어제외시) | 90만원 | 109만원 | 129만원 | 156만원 |
| 클론 맥*의 가격 | 140만원 | 165만원 | 231만원 | 263만원 |
| (소프트웨어제외시) | 113만원 | 138만원 | 204만원 | 236만원 |
* 클론 PC : 아이맥과 최대한 비슷한 성능의 데스크탑 PC를 구성하였다. 아이맥이 채택한 "Merom" 대신 유사 클럭수의 "Conroe"를 채택하였다. 운영체제로는 Windows XP Home Edition을 사용한다. 키보드와 마우스로는 삼성의 저가형 모델을 사용한다. iSight 대신 로지텍의 Quick Cam Pro를 채택하였다. Apple Cinema Display 대신 유사한 사양의 타사 디스플레이 제품을 채택하였다. 단 iLife는 대체할 프로그램이 없으므로 그대로 가격에 반영하였다.
* 클론 맥 : 아이맥과 최대한 같은 부품으로 조합하였다. 아이맥이 채택한 "Merom"을 그대로 채택하였다. 운영체제로는 Mac OS X "Tiger"를 사용하며, iLife도 가격에 반영하였다. Apple Keyboard와 Mighty Mouse, iSight도 그대로 사용한다. 디스플레이 역시 Apple Cinema Display를 가격에 반영하였다.
1. 비싸기도 하고, 싸기도 하다
소프트웨어를 제외하고 비슷한 사양으로 데스크탑 PC를 맞췄을 경우, 아이맥은 그보다 약 20~40% 정도 비싸다. 17인치 모델들이 20%, 20인치 모델이 30%, 24인치 모델이 40% 정도 비싼 가격인데, 소프트웨어를 함께 구매할 경우 0~25% 정도로 가격차가 줄어든다. 역시 가격 경쟁력이 가장 높은 모델은 17인치 모델들이며, 20인치 모델은 약 10%, 24인치 모델은 약 25% 정도 비싸다.
이처럼 아이맥이 동사양의 데스크탑 PC보다 비싼 가장 큰 이유는 아이맥이 콘로 대신 메롬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콘로와 메롬은 같은 클럭일 경우 체감 성능에 있어 거의 차이가 없으나, 메롬 쪽이 콘로보다 훨씬 고가다. 왜냐하면 메롬은 애당초 랩탑에도 사용 가능하게 설계된 모델로, 발열량과 전력량이 콘로에 비해 절반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맥이 고가인 또다른 이유는 iSight나 Apple Keyboard, Mighty Mouse 등 악세서리에 있는 것 같은데, 이들은 유사한 성능의 PC 호환 악세사리보다 2배 이상 비싸다. 또 디스플레이도 (Apple Cinema Display의 가격을 생각하자면) PC 업체들의 디스플레이에 비해 더 비싼 것 같다.
만일 애플이 사용하는 메롬 CPU, iSight, Apple Keyboard, Mighty Mouse, Apple Cinema Display 등을 그대로 사용하여 데스크탑 PC를 맞춘다면, 오히려 아이맥의 가격이 20~30% 정도 저렴해진다. 물론 데스크탑 PC를 구입하면서 이런 비싼 악세서리를 굳이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2. 어중간한 부품들
아이맥 중 가격 경쟁력에서 가장 출중한 모델은 17인치 디스플레이와 1.83GHz의 Core 2 Duo CPU를 채택한 109만원짜리 모델이다. 그러나 이 모델은 또한 동시에 가장 권하기 힘든 모델이기도 한데, 부품들이 너무 어중간하기 때문이다.
이 모델은 내장 그래픽과 512MB 메모리를 갖고 있다. 최고의 CPU로 일컬어지는 "Core 2 Duo"를 사용하고서도, 512MB의 메모리와 내장 그래픽을 채택한 점은 매우 불합리해 보인다. 또한 주로 CPU에 의존하는 작업은 몇 가지 작업은 비교적 수월하게 수행할 수 있겠으나, 512MB의 램은 운영체제를 버텨내기에도 버거울 것 같다. (그나마 그 중 64MB를 그래픽 프로세서가 공유한다. 세상에!)
상위모델의 경우 1GB의 메모리와 ATI의 Radeon X1600 그래픽 카드를 채용하고 있어 다소 숨통이 트인다. 그러나 그래픽카드의 메모리가 128MB로 다소 아쉬우며, 애플코리아의 경우 BTO를 지원하지 않아 소비자가 입맛대로 컴퓨터 사양을 업그레이드할 수 없어 상당히 불편하다. 또한 여기에 사용된 Radeon X1600은 모빌리티 모델이기 때문에, 실제 데스크탑에서 사용하는 X1600 모델에 비해 다소 퍼포먼스가 뒤진다고 알려져 있다.
3. Where did the computer go?
결국 문제는 취향의 차이다. 아이맥이 부트 캠프를 통해 사실상 윈도를 PC와 다름없이 지원한다고는 하지만, 맥은 PC가 아니고 PC를 완전히 대체할 수도 없을 것이다. PC를 좋아하는 사람은 PC를 써야 하고, 맥을 좋아하는 사람은 맥을 써야 한다.
또한 Mac OS X의 매력을 뒤로 미뤄두고 순수하게 하드웨어에만 집중하더라도, 디스플레이와 본체를 5cm의 얇은 본체 속에 밀어넣어버린 아이맥의 올인원 디자인은 PC의 확장성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대부분의 라이트 유저에게 매우 큰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다. PC의 무한에 가까운 확장성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아이맥은 적절한 선택이 아니다. -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가격 경쟁력이 다 무슨 소용일까 싶다. 이건, 그냥 가쉽거리일 뿐이다.
